◾ 05/02/2024
칸타모레 합창단의 봄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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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수년 만에 공연장으로 향했다. 그날 따라 토요일 행사가 여기저기 왜 그리 많은지, 길가 주차도 찾기 힘들었다. 두세 블럭을 걸어서 가야 했기에 조금 지각했다. 교회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리랑 변주곡들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어서 ‘광화문연가’와 ‘고맙소’ 그리고 ‘조율’로 봄의 향연은 시작되었다. 언젠가 오래전 보았던 느낌, 지루함이 전혀 없었다.
2002년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음악감독 감독 겸 지휘자 정현관, 합창단장 김소정)이 모여 시작한 칸타모레 합창단. 그동안 어려움이 참 많았겠지만, 눈부시게 발전하며 벌써 20년이 지났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와 베이스, 멋지게 어우러진 혼성화음으로, 둘러보니 간혹 외국인도 보이고 대부분 한국인들이지만, 듣는 태도도 수준 높아 보여 좋았다. 가끔 우리 가족이 산책을 나오던 동네였지만 이렇게 내부가 고풍스럽고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되어 있는 역사가 있는 교회인 줄은 몰랐다.
고등학생 홍예은의 피아노 독주, 이 조한나의 바이올린 연주에 이어서 동생인 이 데이빗의 첼로와 누나가 듀엣을 하는데 어머니 박초현 씨가 반주를 했다. 참 대단하고 아름다운 가족이다. 잠시 쉰 후에 2부를 시작했다. 아름다운 우리 가곡 ‘못 잊어’ ‘별’ 등의 오래전 내가 좋아했던 아름다운 시들이 훌륭한 작곡가들에 의하여 다시 노래로 태어나 내 가슴으로 뭉클하도록 스며들었다.
다음은 메조소프라노 양부룩 씨의 차분한 클래식 노래가 청중을 또 사로잡았다. 다음은 흥겹고 웅장한 피아노 듀엣을 이예원 씨와 안현정 씨가 함께했다. 1부의 마지막으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했던 박해린 씨가 2부도 오르간 연주로 마무리를 했다. 이화여대 음대를 나와 유럽에서 대학원으로 파이프 오르간 공부를 한 것처럼, 오늘 모든 연주자들의 대단한 경력들과 개인 소개가 팸플릿에 잘 소개되어있었다.
무엇보다 한글과 영어로, 곡의 설명까지 자상하게 정성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팸플릿에 나는 감동했다. 또 몇십 달러에서 4천 달러까지 후원자의 명단들도 소개되어있었다. 입구와 실내에서 아내들을 위해 잔심부름을 맡아 봉사하던 남편들에게도 나는 큰 박수를 보낸다. 온 분들이 입장 티켓 값인 이십 달러가 보람 있다고 생각되었으리라. 우리 가족도 행복한 밤이었다.
– 최미자(재미수필가) 월드코리안뉴스 기사 –